[기대위 부동산칼럼]"반대 동만 남기고 재건축"명일동 삼익맨숀, 속도냐 통합이냐 갈림길에 서다

"재건축 반대했다고 한 동만 뺐다" 명일동 삼익맨숀, 초유의 선택

5동 제외한 채 서울시 통합심의 통과 사업은 속도전, 현장에선 재통합 가능성도 제기

"같은 아파트인데 우리만 빠졌다" 재건축 갈등의 끝, 명일동 삼익맨숀

출처 : ChatGPT

 

“반대 동만 남기고 재건축” 명일동 삼익맨숀, 속도냐 통합이냐 갈림길에 서다

 

5동 제외한 채 서울시 통합심의 통과 사업은 속도전, 현장에선 재통합 가능성도 제기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맨숀이 재건축 사업의 새로운 선례를 쓰고 있다. 전체 10개 동 가운데 재건축에 반대한 5동을 제외한 나머지 9개 동만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법원의 공유물 분할 판결을 바탕으로 서울시 통합심의까지 통과하면서 사업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사업성 저하와 공사 난이도 등을 고려하면 결국 다시 하나의 사업으로 통합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일 찾은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맨숀은 준공 42년을 맞은 노후 단지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외벽 곳곳에는 균열이 생겼고, 낡은 페인트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좁은 복도에는 생활용품이 놓여 있었고, 오래된 엘리베이터는 느린 속도로 오르내렸다. 재건축 필요성을 체감하기에 충분한 풍경이었다.

 

그러나 이 단지는 일반적인 재건축 사업장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전체 10개 동 가운데 재건축에 끝까지 반대한 5동을 사업구역에서 제외한 채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가를 존치한 사례는 있었지만, 아파트 주거동 자체를 남겨둔 상태에서 재건축을 진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갈등의 중심에는 대형 평형 소유주들이 있었다. 전용 146㎡로 구성된 5동 주민들은 감정평가와 추정 분담금 산정 방식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나머지 조합원들은 지난 2021년 5동을 제외한 상태로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지난 2일 서울시 통합심의에서도 5동은 존치구역으로 최종 명시됐다.

 

서울시는 법원의 공유물 분할 판결이 확정되면서 별도 지번이 부여된 만큼 행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 판결 이후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고, 서울시는 이를 근거로 심의를 진행했다. 시는 정비사업의 신속한 추진 원칙에 따라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형 평형과 소형 평형 소유주 간 갈등은 재건축 사업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다. 정비업계에서는 기존 자산평가 방식상 거래량이 적은 대형 평형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대지지분은 훨씬 크지만 시장가격은 이에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형 평형 소유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갈등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삼익맨숀 조합은 현재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합설립인가 이후 일정 기간 안에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하지 못하면 정비구역이 해제될 수 있는 일몰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은 더 이상의 사업 지연은 감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5동은 현재 사업구역에서 완전히 제외된 상태"라며 "재건축에 함께 참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매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 가격도 갈등의 현실을 보여준다. 지난 5월 5동 전용 146㎡는 17억7000만원에 거래됐고, 다른 동 전용 82㎡는 올해 초 16억원에 거래됐다. 절대 가격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평당 가격은 중소형이 대형보다 약 1400만원 높게 형성됐다. 현재 두 평형 모두 최고 호가는 18억5000만원 수준이다.

 

5동이 빠지면서 재건축 이후 단지 형태는 독특한 C자 구조가 된다. 하지만 조합은 이를 오히려 인근 삼익파크와의 연계를 통해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익맨숀은 재건축 후 '써밋 이스티지' 990가구, 바로 옆 삼익파크는 '써밋 듀 포레' 1384가구로 탈바꿈한다. 두 단지 모두 대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이 강동구에서 처음 적용되는 사업장이다.

 

양측은 이미 건축협정을 체결하고 단지 연결과 커뮤니티 공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외관 디자인도 통일성을 갖춰 하나의 대규모 주거단지처럼 조성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른 삼익파크는 독립 사업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지하 연결통로나 커뮤니티 공유는 아직 초기 검토 단계라고 설명하면서도, 두 단지가 하나의 프리미엄 주거벨트처럼 보일 수 있도록 외관을 통일감 있게 설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삼익맨숀 사례가 다른 재건축 현장으로 쉽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 단위 제척은 법적 요건이 매우 엄격하기 때문이다. 분리되는 토지·건축물 소유자가 전체의 10% 이하여야 하며, 건축물이 분할 경계선에 걸리지 않아야 하는 등 충족해야 할 조건이 많다.

 

이번 사례 역시 5동 소유자 수가 전체의 10분의 1 이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한 조합의 강수가 만들어낸 특수한 사례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사업성만 놓고 보면 재통합이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토지분할 소송은 장기간이 소요되고 공사 과정에서도 비효율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법조계와 정비업계는 이주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협상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5동 소유주가 일정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 등을 통해 다시 사업에 합류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에는 금융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는 만큼 사실상 협상의 마지막 시점은 그 이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명일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대형 평형 소유주들의 부담금 문제가 갈등의 핵심이지만, 결국 한 동만 남겨두고 재건축을 진행하는 것도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구조"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양측이 조금씩 양보하며 다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삼익맨숀은 지금 '속도'를 선택했다. 그러나 재건축의 마지막 완성은 결국 '통합'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현장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국내 재건축 역사에서도 보기 드문 이번 사례가 향후 도시정비사업의 새로운 선례가 될지, 아니면 결국 다시 하나의 사업으로 귀결될지는 앞으로의 협상 과정에 달려 있다.

 

문의 : 031-563-2114

작성 2026.07.09 15:03 수정 2026.07.0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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