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유세 칼 빼든 정부 다주택 초고가 주택 정조준, 부동산 세제 대수술 예고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종부세 중과 확대 검토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거주 중심’ 개편 가능성
전문가들 “보유세 강화만으론 한계 거래세 인하 병행해야 시장 숨통”
보유세 칼 빼든 정부 다주택 초고가 주택 정조준, 부동산 세제 대수술 예고
이재명 대통령이 선진국 수준의 보유세 부담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부터 다주택자와 초고가 주택 보유자를 중심으로 세 부담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오는 7월 말 발표 예정인 세제 개편안에 관련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보유세 강화와 함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임대사업자 세금 특례 조정 등이 동시에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현재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세수 효과와 시장 영향을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주택자 초고가 주택 겨냥한 세금 인상 검토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공개한 ‘2026 대한민국 조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2024년 기준 0.9% 수준이다. 이는 미국(2.7%), 캐나다(2.6%), 프랑스(1.9%), 일본(1.9%)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다. 주요 7개국(G7) 평균인 1.9%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주택이 거의 사치품화돼 있다”며 “선진국 수준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를 보유세 강화 의지를 공식화한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6·3 지방선거 이후 강남3구와 한강벨트 지역 민심 이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부동산 규제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평가된다.
재정경제부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과세 체계 전반을 재점검하고 있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실거주 중심 정책을 강조해 온 만큼 향후 세제 개편은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유력 종부세 부담 확대 전망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주택 공시가격에서 각종 공제를 제외한 금액에 적용되는 비율로,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과거 80% 수준을 유지해 왔으나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95%까지 상승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이를 60%로 낮췄다.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 비율을 다시 높일 경우 별도의 국회 입법 절차 없이도 종부세 부담을 확대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보유세 강화 수단으로 평가한다.
종부세 과표 구간을 더욱 세분화해 초고가 주택에 대한 세율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현재 종부세는 과표 3억 원 이하부터 94억 원 초과까지 7개 구간으로 나뉘어 0.5~2.7% 세율이 적용된다.
정부가 초고가 주택 구간을 추가 신설할 경우 일부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종부세 중과 대상 확대 가능성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세율 적용 대상을 현행 3주택 이상에서 2주택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0.5~5.0%의 중과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보유자도 중과 대상에 포함됐으나 2023년부터 지역 구분 없이 3주택 이상 보유자로 축소됐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종부세율 인상 자체는 시장 충격이 큰 만큼 최후의 수단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장기보유특별공제, ‘보유’보다 ‘거주’ 중심 전환
정부는 실거주 원칙 강화를 위해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 개편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1가구 1주택자는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씩, 총 8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향후에는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를 폐지하고 실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80% 공제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종부세 장기보유 공제 역시 현재는 5년 이상 보유 시 최대 50%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실제 거주 여부가 공제 기준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도 검토
정부는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과거 등록된 매입임대 아파트의 경우 현재도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이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일정 기한을 설정해 혜택을 종료하고 해당 기간 내 매각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지역 매입임대 아파트는 4만3682가구에 달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고 공급 부족 문제를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 “보유세만 올리면 거래 절벽 심화”
전문가들은 보유세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거래세 조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보유세만 높일 경우 집을 팔지 않고 버티는 이른바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 도시공학과 교수는 “한국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취득세와 양도세 등 거래세 부담이 매우 높은 국가”라며 “보유세를 높인다면 거래세는 낮춰 시장 순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보유세만 인상하면 거래는 위축되고 가격 조정도 제한되는 교착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양도세 완화 등 균형 있는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보유세 강화가 실제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거래 위축과 전월세 불안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지는 향후 발표될 세제 개편안의 방향과 세부 설계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의: 031-563-2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