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탄 집값 질주에 수도권 들썩 ‘셔세권’ 타고 수지 영통까지 상승 열기 확산
반도체 호황 기대감에 동탄 올해 5.11% 상승 전세난 겹치며 경기 남부 주거벨트 전방위 강세
서울 아파트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경기 남부 반도체 배후 주거지의 집값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화성 동탄구는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광역교통망 확충, 전세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매수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4일 발표한 6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와 같은 0.25% 상승했다. 경기는 0.12%, 수도권은 0.14%, 전국은 0.07% 각각 오르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수도권 상승세의 중심에는 동탄구가 자리했다. 동탄구는 이번 주 0.60% 상승하며 주요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광명시가 0.43%, 성남 수정구 0.42%, 성남 중원구 0.37%, 안양 동안구 0.35%, 구리시 0.34% 순으로 뒤를 이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최근 동탄 강세의 배경으로 반도체 산업 회복 기대감을 꼽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개선 전망이 확산되면서 임직원들의 주택 매수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 일부 직원들이 최대 수억 원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거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상승세는 동탄역 인근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청계동과 여울동은 물론 동탄호수공원 일대, 동탄1신도시, 병점권역까지 온기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실수요뿐 아니라 향후 가격 상승을 기대한 투자 수요도 유입되면서 시장 열기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동탄구는 올해 2월 화성시의 4개 구 체제 출범 이후 상승폭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5월 셋째 주 0.46%, 넷째 주 0.49%에 이어 이번 주에는 0.60%까지 오르며 3주 연속 최고 상승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5.11%에 달한다.
실거래 시장의 움직임도 가파르다.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0억5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연초 거래가격인 16억 원과 비교하면 불과 몇 달 만에 4억5000만 원이 상승한 셈이다.
현장에서는 매물 부족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도자들이 계약을 취소하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부 중개업소에서는 “집을 사려는 수요는 많은데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부족해 거래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업 임직원들의 출퇴근 동선을 따라 형성된 이른바 ‘셔세권’ 지역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셔틀버스 노선이 지나가는 용인 수지구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8.38%에 달했다. 성남 분당구는 6.21%, 수원 영통구는 5.75%, 용인 기흥구는 5.52%를 기록하며 경기 남부 주요 주거벨트 전반이 상승 흐름에 올라탔다.
서울 역시 상승세를 유지했다. 강남3구 가운데 송파구는 0.28%,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0.21% 상승했다. 재건축과 재개발 기대감이 유지되면서 주요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강남권뿐 아니라 동북권도 강세를 나타냈다. 동대문구가 0.37%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성동구와 강북구는 각각 0.35%, 성북구는 0.34%, 중랑구는 0.29% 상승했다. 전세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무주택자의 매수 전환이 늘고, 서울 내 갈아타기 수요가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강서구와 영등포구는 각각 0.31%, 동작구는 0.25%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지역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전세시장 불안 역시 매매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29% 올라 전주 상승률인 0.26%를 웃돌았다. 송파구는 잠실·신천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0.50% 상승했고 성동구 0.48%, 도봉구 0.47%, 성북구 0.43%, 노원구 0.41%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들어 서울 전세가격 누적 상승률은 3.77%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0.65%와 비교하면 약 6배 수준이다. 전셋값 급등이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수요를 자극하며 매매시장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 등을 대상으로 추가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규제 여부보다도 향후 반도체 산업 경기와 금리 흐름, 공급 상황이 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경기 남부 지역은 반도체 산업이라는 강력한 실수요 기반을 갖추고 있어 당분간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정부가 추가 규제에 나설 경우 거래 위축이나 단기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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