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선거 끝나자 부동산 규제 시계 다시 움직인다 보유세 인상 카드에 시장 ‘긴장’
7월 세제개편안 통해 보유세 강화 가능성 부상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장기보유특별공제 손질 전망
전문가들 “집값 안정 효과 제한적 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리면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선거 기간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추가 규제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탈 조짐이다. 특히 오는 7월 발표될 세제개편안을 통해 보유세 강화 방안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지방선거 종료를 계기로 부동산 정책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는 수도권 민심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규제 논의에 속도 조절이 이뤄졌지만, 정치적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정책 추진 여건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부동산 문제에 대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달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망국적인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탈출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선거 당일에도 “대한민국의 집값은 지나치게 높다”며 “부동산 투기 공화국에서 벗어나 창업 국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향후 규제 강화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관심은 오는 7월 발표될 세제개편안에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1주택 비거주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 개편과 종합부동산세 체계 손질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내부에서는 이미 부동산 세제 전반에 대한 개편안이 상당 부분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거래세 부담을 완화하는 대신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방향의 정책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규제지역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에 적용 중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추가 지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화성 동탄과 수원 광교 등 경기도 주요 지역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동탄과 광교의 대표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최근 20억원을 넘는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단지는 반년 만에 5억원 이상 가격이 뛰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보유세 인상을 골자로 한 세제 정상화 방안이 이미 상당 부분 준비됐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온다”며 “지방선거가 끝난 만큼 관련 논의가 빠르게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가 규제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집값 상승세가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5월 넷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3.68%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인 1.83%의 두 배 수준이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에 따른 시장 위축을 완화하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전세를 끼고 매입한 주택에 대해 실거주 의무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3월 8만건을 넘어서며 증가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6만1000~6만2000건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다. 매도 물량이 기대만큼 늘지 않는 모습이다.
반면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63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삼성1차 역시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북권과 중저가 단지도 예외가 아니다. 성북구 길음뉴타운6단지래미안과 강서구 강변힐스테이트 등도 잇따라 최고가 거래가 성사되며 서울 전역으로 상승세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향후 규제 효과를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 시그널만으로도 매수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지난 3~4월 이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발언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둔화하고 급매물이 등장한 사례도 있었다.
부동산 전문 연구원은 “세제 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비거주 1주택자를 중심으로 잠재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도 “보유세 부담 확대 우려가 커지면 일부 집주인들이 매도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규제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문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시장은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라며 “보유세를 높인다고 해서 과거처럼 대규모 매물 출회나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이 강화되더라도 상당수 집주인은 매도보다 보유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전문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역시 “세 부담 증가는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둔화시키는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가격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며 “조정 이후 다시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시장 충격을 고려해 정책 추진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강남권의 경우 이미 보유세 부담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실제 세제 개편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도 내년 이후인 만큼 정부가 시장 상황을 보며 단계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서울 주택시장의 핵심 변수는 세금보다 공급 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매물이 잠겨 있고 신규 공급이 제한된 구조가 지속되는 한 집값이 일방적으로 하락하기보다는 상승과 조정을 반복하는 혼조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시장의 시선은 이제 7월 세제개편안으로 향하고 있다. 선거 이후 첫 부동산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제시될지에 따라 하반기 시장의 흐름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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