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 낀 주택’ 거래의 실거주 유예 범위가 확대된다. 그동안 일부 다주택자가 매도하는 임대 중 주택에만 적용됐던 실거주 유예가 비거주 1주택을 포함한 임대 중 주택 전체로 넓어지면서, 세입자 거주로 매각에 어려움을 겪던 집주인들의 매도 여건이 일부 개선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5월 12일 현재 임대 중이거나 전세권이 설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 매수자의 입주 시점을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유예하는 방안을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관련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은 2026년 5월 13일부터 입법예고될 예정이다. 시행령 개정이 마무리되면 이르면 5월 말부터 유예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 거래에서 실거주 요건이 매물 출회를 제한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후속 조치다. 기존에는 실거주 유예가 일부 다주택자 매도 주택에 한정돼 비거주 1주택자 등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앞으로는 발표일 현재 임대 중인 주택이라면 매도자 보유 주택 수와 관계없이 유예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적용 요건은 엄격하다. 매수자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관할 관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 이후 4개월 이내에 주택을 취득해야 한다. 또 갈아타기 수요의 제도 활용을 막기 위해 매수자는 발표일부터 계속 무주택을 유지한 사람으로 제한된다. 유예 기간도 발표일 현재 체결된 임대차계약의 최초 계약 종료일까지이며, 늦어도 2028년 5월 11일까지는 입주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대차가 남아 있는 매물의 거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에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은 실거주 의무 때문에 매수자 풀이 제한됐는데, 무주택 실수요자가 임대차 종료 시점에 맞춰 입주할 수 있게 되면서 거래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
정부도 최근 거래 흐름을 근거로 실수요 중심 거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026년 1월 5,900건, 2월 5,600건, 3월 6,400건으로 5년 평균 4,100건을 웃돌았다. 다주택자가 매도한 서울 아파트를 무주택자가 매수한 비율도 2025년 평균 56%에서 2026년 3월 73%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갭투자 허용으로 해석되기는 어렵다. 유예 대상은 발표일 현재 이미 임대 중인 주택으로 한정되며, 유예를 받더라도 임차기간 종료 후에는 해당 주택에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원칙 자체는 유지되는 만큼, 매수자는 임대차 만기, 전입 가능 시점, 자금 조달 일정, 허가 신청 기한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갭투자 불허 원칙을 유지하면서 매도자 간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고, 세입자가 있어 매도를 고민하던 매도자들의 매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투기수요는 차단하되 실수요 거래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개선하고, 서울·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김휘천 기자 010-2399-35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