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초기 단계의 자금난을 덜기 위해 총 180억 원 규모의 저리융자 지원에 나선다. 정비구역 지정 이후 설계비와 각종 용역비, 운영비 등 필수비용이 한꺼번에 발생하는 만큼, 사업 초반 자금 조달 부담을 줄여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사업성은 있지만 초기 운영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추진위원회와 조합 입장에서는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지원 대상은 공고 이전 이미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된 구역의 추진위원회와 조합이다. 다만 토지주택공사 등과 공동 시행하는 경우나 신탁업자가 공동시행·지정개발자·사업대행자로 참여한 구역, 추진위원회나 조합의 존립을 둘러싼 소송이 진행 중인 구역은 제외된다. 시는 지원 대상을 명확히 해 실제 사업 추진력이 있는 현장에 자금이 투입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융자 조건도 비교적 분명하다. 2026년 신규 융자 기준으로 담보대출은 연 2.5%, 신용대출은 연 4.0%가 적용된다. 신용대출은 추진위원장 또는 조합장 1인의 보증이 필요하며, 담보대출은 담보 범위 안에서 지원된다. 융자금은 설계비 등 용역비와 운영자금 등 정비사업 추진에 직접 필요한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지원 한도는 정비계획 고시상 지상 건축 연면적에 따라 달라진다. 추진위원회는 20만㎡ 미만 구역은 최대 10억 원, 50만㎡ 이상 구역은 최대 15억 원까지 가능하다. 조합은 20만㎡ 미만 구역이 최대 20억 원, 50만㎡ 이상 구역은 최대 60억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사업 규모에 따라 한도를 차등 적용해 보다 현실적인 자금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번 융자 지원이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사업 투명성을 높이는 장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융자 신청 구역은 표준 예산·회계규정과 선거관리규정, 행정업무규정을 적용해야 하며, 집행계획과 집행내역 등 관련 문서를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정비사업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불투명한 자금 집행 논란을 줄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신청 기간은 2026년 5월 1일부터 5월 11일까지이며, 해당 정비사업 구역 관할 자치구청 사업 담당 부서에 접수하면 된다. 이후 자치구 심사와 서울시 지원 결정, 수탁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대출 심사를 거쳐 융자가 실행된다. 특히 서울시 지원 결정 후 90일 안에 HUG 신청을 마치지 않으면 포기로 간주되는 만큼, 신청 주체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정비사업은 구역 지정 이후 실제 속도를 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구조다. 서울시의 이번 저리융자 지원은 사업 초기 병목을 줄이고 추진 주체의 금융 부담을 덜어주는 현실적 대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융자 지원이 사업 정상화의 만능 열쇠는 아닌 만큼, 자금 지원과 함께 사업관리의 투명성, 절차의 신뢰성, 주민 소통 강화가 함께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휘천 기자 010-2399-35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