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벨트 빌라 공시가 2배 급등 재개발 기대가 부른 ‘세금 쇼크’, 1주택자도 흔들린다”
서울 주요 재개발 연립주택 공시가격 최대 100% 상승 보유세 급증에 급매 출회 확산, 시장 ‘고점 인식’까지 겹쳐
서울 한강변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연립·다세대주택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재개발 기대감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지만, 세금 부담을 견디지 못한 1주택자까지 매물을 내놓는 등 시장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한강벨트 재개발 지역의 연립주택은 그 상승폭이 이례적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공시가격이 1년 새 두 배 이상 뛰는 현상까지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2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한강 인근 정비사업지 연립주택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최대 100%를 넘겼다. 이는 같은 기간 연립주택 평균 상승률(5.68%)과 다세대주택(4.92%)은 물론, 아파트 상승률(9.55%)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준이다. 특정 지역에 자금과 기대가 집중되면서 시장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진 모습이다.
실제 사례는 극명하다. 광진구 자양4동 동익연립(74.81㎡)은 공시가격이 6억6000만원에서 13억2900만원으로 101% 상승했다. 용산구 한남5구역 내 양지맨숀(60.6㎡) 역시 18억5000만원에서 29억5900만원으로 60% 올랐다. 성수전략정비구역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은하빌라와 유원연립 등 주요 연립주택이 50%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재개발 기대가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개발 프리미엄의 현실화’로 해석한다. 그간 저평가됐던 재개발 빌라가 토지 가치 상승과 함께 공시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강변 입지라는 희소성이 가격 상승을 더욱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세금이다. 공시가격 급등은 곧바로 보유세 증가로 이어진다. 빌라는 공가 상태라도 철거되지 않으면 주택으로 간주돼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아파트가 아닌 빌라 한 채만 보유한 1주택자도 세금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시뮬레이션 결과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자양동 동익연립을 보유한 1주택자의 경우, 지난해에는 종부세 없이 재산세 약 91만원만 부담했지만, 올해는 종부세 약 31만원이 추가되며 총 보유세가 160만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단순한 상승이 아닌 ‘체감 충격’에 가까운 변화다.
다주택자의 부담은 더욱 가파르다. 고가 아파트와 재개발 빌라를 함께 보유한 경우, 보유세가 5000만원대에서 7500만원대로 급증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세금 구조상 공시가격 상승이 곧바로 누진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주요 재개발 지역에서는 급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한남동 일대에서는 수십억원대 매물이 10억~15억원씩 가격을 낮춰 등장하는 등 가격 조정 움직임이 포착된다.
현장 분위기는 냉정하다. 한남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다주택자는 물론 재개발 빌라 한 채만 가진 1주택자도 매도에 나서고 있다”며 “세금 부담과 함께 시장이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물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한강벨트 재개발 시장은 ‘기대’와 ‘부담’이 충돌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가격 상승을 이끈 개발 기대감이 오히려 세금 압박으로 되돌아오며 시장 참여자들의 선택을 바꾸고 있다.
지금 이 흐름이 단기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지는 향후 정책과 시장 심리에 달려 있다. 다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더 이상 재개발 빌라가 ‘저평가 자산’이라는 공식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