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금 칼날에 흔들리는 강남3구 다주택자 "이번엔 판다" 매도 문의 급증
보유세 강화 예고에 초고가 아파트 시장 술렁 다운사이징 증여 실거주 전환까지 '셈법' 분주
서울 강남3구 부동산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초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 다주택자는 매도를 서두르고, 일부 1주택자는 실거주를 준비하는 등 강남 아파트 소유 구조가 새로운 변곡점을 맞는 모습이다.
4일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 개포동 일대 공인중개업소는 평소보다 분주한 분위기였다. 전화 상담이 이어졌고, 방문 상담을 받는 중개업소도 쉽게 눈에 띄었다. 대화의 중심에는 지난 3일 발표된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있었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강남 아파트를 처분한 뒤 판교나 분당으로 옮기겠다는 상담이 실제로 늘고 있다"며 "정부 정책 방향이 뚜렷해지면서 자산 재편을 고민하는 집주인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정부가 시세 32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보유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3구 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중개업계에서는 정책 피로감이 누적된 다주택자들을 중심으로 매물 출회 문의가 빠르게 증가하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올해 5월 9일까지였던 양도세 유예 기간을 놓쳐 매도하지 못했던 다주택자들은 이번 세제 개편을 계기로 보유 자산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7월 중순부터 매도 상담 증가 "다운사이징 문의 이어져"
현장에서는 이미 7월 중순부터 분위기 변화가 감지됐다는 설명이다.
도곡동과 대치동, 개포동 일대 시세 40억~50억원대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세제 개편안 발표 이전부터 매도 상담이 꾸준히 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도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현 정부의 보유세 강화 기조가 본격적으로 알려지면서 큰 집을 처분하고 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동안 자녀 증여 시점을 고민하던 집주인들도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현금 흐름이 부족한 고령층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경에는 정부가 이번 세제 개편안에 포함한 '고령자 특례'가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수도권 주택을 처분하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할 경우 양도세를 감면하는 제도가 핵심이다.
이에 따라 1주택자가 5년 이상 거주하고 양도일 기준 2년 이상 계속 거주한 주택을 처분하면 내년에는 양도세의 50%(최대 5억원),
2028년에는 30%(최대 3억원)를 감면받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매물이 증가하면 가격 조정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중개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로 거래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매물까지 늘어나면 가격은 일정 부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직 호가를 낮추지는 않았지만 2억~3억원 수준의 가격 조정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집주인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단지는 최근까지 전용면적 120㎡가 40억원대 초반에 거래됐던 곳이다.
“이번엔 다르다” 다주택자도, 비거주 1주택자도 발등의 불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다주택자들의 분위기는 이전보다 훨씬 절박하다.
정부는 다주택자의 매도 유도를 위해 2027년과 2028년 양도세 중과세율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더 늦기 전에 팔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도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5월 양도세 유예 기간에 버티기를 선택했던 집주인 가운데 지금 와서 후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집값 상승 기대는 낮아지고 세 부담은 커지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처분하겠다는 상담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비거주 1주택자들도 대응에 나섰다.
개포동 대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는 "전세 계약이 끝나면 새 임차인을 받지 않고 직접 입주하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세 물량이 비교적 많은 지역에서는 이사가 가능하지만 일부 세입자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집주인이 매도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보유세 부담이 커져도 주택연금을 활용해서라도 계속 보유하겠다는 고령 소유주들도 적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강남 부동산 가치가 유지될 것이라는 믿음이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세제 개편이 본격 시행되기 전까지 강남3구 시장은 매물 증가와 가격 조정, 실거주 전환, 자산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의 셈법이 복잡해질수록 집주인들의 선택도 더욱 극명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문의 : 031-563-2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