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콜로지코리아=이거룩 기자] 금리 인상과 공사비 상승이라는 이중고가 마침내 건설업계를 직격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p 상향 조정함에 따라, 3년 6개월 만에 긴축 기조로 돌아선 통화정책이 건설 시장 전반에 거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연내 추가 인상까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고공행진 중인 자재비와 경기 침체로 신음하던 건설사들의 한계상황 도달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곳은 금융시장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부동산 PF 시장이다. 기준금리가 오름에 따라 브릿지론과 본PF에 적용되는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극에 달했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분양 시장마저 차갑게 식어가는 분위기다. 특히 전국 미분양 물량의 70% 이상이 집중된 지방 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가속화되면서 비수도권 현장을 주로 수행하는 중소 건설사들의 자금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원가 상승 압박 역시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건설공사비지수가 9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졌다. 치솟은 공사비는 시공사와 발주처 간의 갈등으로 번져 주요 정비사업은 물론 가덕도신공항 등 국책 사업마저 파행을 겪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공사 계약 증액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손실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건설사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악재가 겹치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의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건설업과 부동산업 분야의 한계기업 비율은 수년 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상승했으며, 기업들의 부채 상환 능력은 제자리를 걸어가는 실정이다.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금융비용과 공사비가 동시에 폭등하자, 중소 건설사를 시작으로 한 줄도산 공포가 시장 전체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은 사업 확장보다는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공사대금 회수와 집행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무이자 전환사채를 발행하거나, 회사채를 증액 발행하고 공사대금채권을 기반으로 자산유동화증권을 끊어내는 등 유동성 방어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향후 건설업계는 비수도권과 중소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의 파고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공사비 협상 난항에 따른 정비사업 정체와 시공사 교체 파동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며, 살아남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의 대대적인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리 인상은 누적되어 온 건설업계의 원가 압박과 금융 부실을 한꺼번에 폭발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단기적인 유동성 지원만으로 위기를 넘기기에는 시장의 균열이 너무 깊다. 하나의 현장 부실이 기업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살얼음판 위에서, 건설사들은 수익성 중심의 철저한 원가 관리와 유동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부 역시 연쇄 도산이 금융권 전체의 부실로 전이되지 않도록 더욱 정교하고 선별적인 연착륙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