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0.1%' 겨냥한 종부세 개편 초고가 주택 보유세 얼마나 늘어나나
공시가 30억 40억 기준 따라 세 부담 달라져 서울 거래량은 급감, 시장은 관망 모드
정부가 추진하는 종합부동산세 개편의 핵심은 단순히 세율을 올리는 데 있지 않다.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어디에 설정할지, 실거주 여부를 어떻게 반영할지에 따라 실제 세 부담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 거래량까지 급격히 줄어들면서 세제 개편을 앞둔 시장은 이미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공시가 40억 원이면 종부세 20% 이상 증가 가능
현재 정부 안팎에서는 공시가격 30억~40억 원 수준을 초고가 주택 기준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공시가격 40억 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비거주 1주택자에게 다주택자 수준의 종부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공시가격 40억 원 주택의 경우 1세대 1주택 기본공제 12억 원을 차감한 뒤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적용하면 종부세 과세표준은 16억8,000만 원이 된다.
만 60세 미만, 보유기간 5년 미만의 단독명의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재산세 중복공제 전 종부세는 약 1,584만 원이다.
그러나 여기에 3주택 이상 보유자와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면 세액은 1,920만 원으로 늘어난다.
추가 부담은 336만 원이다. 증가율로는 약 21.2%에 이른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것은 단순한 세율 인상이 아니라 실거주하지 않는 초고가 자산 보유에 대한 과세 형평성을 높이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억 원 기준은 실효성 논란
반면 초고가 기준을 공시가격 30억 원으로 설정할 경우에는 예상과 달리 세 부담 증가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시가격 30억 원 주택은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하면 과세표준이 10억8,000만 원이다.
문제는 현행 종부세 구조에서 과세표준 12억 원 이하 구간은 1주택자와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세율이 동일하다는 점이다.
즉 다주택자 세율을 적용하더라도 실제 종부세는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면 공시가격이 약 32억 원을 넘어야 과세표준이 12억 원을 초과하게 되고, 그때부터 중과세율 적용 효과가 나타난다.
결국 초고가 기준을 30억 원으로 설정하더라도 30억~32억 원 구간에서는 정책 효과가 사실상 발생하지 않는 셈이다.
전문가들이 30억 원 기준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본공제 축소가 또 다른 변수
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은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축소하는 것이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12억 원의 기본공제를 적용받지만, 이를 일반 개인과 동일한 9억 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경우 공시가격 30억 원 주택의 과세표준은 12억6,000만 원으로 높아진다.
여기에 다주택자 세율을 적용하면 종부세는 기존 840만 원에서 1,080만 원으로 증가한다.
세 부담은 240만 원 늘어나며 증가율은 약 28.6%에 달한다.
즉 정부가 정책 효과를 높이려면 세율 인상만으로는 부족하고 공제 체계까지 함께 손질해야 한다는 의미다.
거래 절벽 신호 서울 아파트 거래량 급감
세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은 이미 관망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계약일 기준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09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던 5월 8,913건의 57.1% 수준이다.
신고 기간이 남아 있지만 올해 최저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강남권의 거래 감소가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한 달 사이 거래량이 438건에서 204건으로 53.4% 감소했다.
서초구와 송파구 역시 각각 57.9%, 57.6% 줄어들며 강남 3구 모두 거래량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반면 노원구는 4월 1,020건에서 6월 668건으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도봉 성북 등 강북권도 거래 감소가 이어졌지만, 시장 충격은 초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서 더욱 크게 나타났다.
급매 소진 이후 '정책 대기 장세'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 감소를 단순한 계절적 요인으로 보지 않는다.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부활하기 전 절세 목적의 급매물이 대거 거래되면서 일시적으로 거래량이 급증했고, 이후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기에 정부가 종부세와 양도세 개편안을 예고하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미루고 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세제 방향을 확인한 뒤 움직이겠다는 분위기이고, 집주인 역시 세금 부담이 어떻게 달라질지 확인
한 뒤 매도 여부를 결정하려는 모습이다.
부동산 시장 특유의 '정책 대기 장세'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매물도 빠르게 줄어드는 서울
매물 감소 역시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최근 6만65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3월 정점이었던 8만80건보다 약 24.3% 감소한 수치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며 정책 발표 이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 시장의 흐름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현금흐름이 부족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급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정주 여건이 우수한 지역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가 실거주를 선택하면서 전·월세 공급 감소와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번 세제 개편은 단순한 세율 조정을 넘어 거래시장과 임대시장, 자산 재편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문의 : 031-563-2114









